좋은 글쟁이 하루

1. 

끝 무렵 - 윤종신


다 왔나 봐 끝이 보여 엇갈린 감정의 숫자가 자꾸 늘어가
굳이 서로 바로 잡으려 하지 않아 흘러가는 걸 방치하잖아 되돌리지 않고

어떡할까 뭐가 좋을까 이쯤에선 한번 크게 다퉈야 좋은 핑계가 될 텐데
그러기엔 많이 식어버린 우리 사랑은 그 어떤 일도 일으키기 귀찮아

참 못된 사랑 아프기는 싫어서 그냥 덮어두면 무뎌질까 봐
좋을 때 쏟아 냈던 그 약속들 다 잊은 채 서둘러 건망증 환자 돼버려
잔인한 사랑 살아갈 게 중요해 추억에 허우적댈 시간은 없는 걸
가끔 떠올라 미소 짓는 흐뭇한 기억 같은 내 삶의 장식품이 될 우리 사랑

태연하게 오늘 하루 보내고 있어 이젠 너의 연락에 답은 당연히 미룬 채
단지 우리 필요한 건 얼굴 붉히지 않을 서롤 위한 다는 그 흔한 이별뿐

참 못된 사랑 아프기는 싫어서 그냥 덮어두면 무뎌질까 봐
좋을 때 쏟아 냈던 그 약속들 다 잊은 채 서둘러 건망증 환자 돼버려
잔인한 사랑 살아갈 게 중요해 추억에 허우적댈 시간은 없는 걸
가끔 떠올라 미소 짓는 흐뭇한 기억 같은 내 삶의 장식품이 될 우리 사랑

누굴 만나 넌 참 좋은 사람이었다고 아련한 척 저 하늘을 바라보겠지
그러다가 한 번은 미칠 듯 보고 싶을 거야 우리 좋았던 그 날들 어떻게 지워

잘 가 저 멀리 나의 기억 밖으로 머물렀던 흔적조차 가져가
좋을 때 쏟아 냈던 그 약속들 다 잊어줘 서둘러 건망증 환자 되어줘
도려내 버려 우리 추억 덩어리 아물면 그 안에 살이 차오를 거야
가끔 만지면 둔탁한 새 살이 더 좋을 거야 딱딱히 굳은 맘으로 잘 살아줘 

굳은 맘으로 잘 살아줘



2. 

좋니 - 윤종신


이제 괜찮니 너무 힘들었잖아 우리 그 마무리가 고작 이별뿐인 건데 우린 참 어려웠어
잘 지낸다고 전해 들었어 가끔 벌써 참 좋은 사람 만나 잘 지내고 있어 굳이 내게 전하더라

잘했어 넌 못 참았을 거야 그 허전함을 견뎌 내기엔

좋으니 사랑해서 사랑을 시작할 때 니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
그 모습을 아직도 못 잊어 헤어 나오지 못해 니 소식 들린 날은 더
좋으니 그 사람 솔직히 견디기 버거워 니가 조금 더 힘들면 좋겠어
진짜 조금 내 십 분의 일 만이라도 아프다 행복해줘

억울한가 봐 나만 힘든 것 같아 나만 무너진 건가 고작 사랑 한번 따위 나만 유난 떠는 건지

복잡해 분명 행복 바랬어 이렇게 빨리 보고 싶을 줄

좋으니 사랑해서 사랑을 시작할 때 니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
그 모습을 아직도 못 잊어 헤어 나오지 못해 니 소식 들린 날은 더
좋으니 그 사람 솔직히 견디기 버거워 너도 조금 더 힘들면 좋겠어
진짜 조금 내 십 분의 일 만이라도 아프다 행복해줘

혹시 잠시라도 내가 떠오르면 걘 잘 지내 물어 봐줘

잘 지내라고 답할 걸 모두 다 내가 잘 사는 줄 다 아니까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너무 잘 사는 척 후련한 척 살아가
좋아 정말 좋으니 딱 잊기 좋은 추억 정도니 
난 딱 알맞게 사랑하지 못한 뒤끝 있는 너의 예전 남자친구일 뿐 

스쳤던 그저 그런 사랑



3. 

윤종신이란 사람.. 알면 알수록 정말 흥미로운 사람이다. 
가수 윤종신의 진솔하고 호소력있는 목소리, 예능인 윤종신의 맛깔나는 입담 모든게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도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건 작사가로서 윤종신.

더 나올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범람해있는 사랑노래가사들과 다 비슷비슷한 멜로디..
발라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딱히 '새로움'이라 할 것 없이 정체되어만 가는 것 같은 발라드 음악 시장에 
하루하루 피로감만 더해가고 있는데.. 
이렇게 한 번씩 '윤종신표' 발라드가 나오면 그야말로 행복감 백배..!

게다가 크리티컬인게..
얼마 지나지 않은 현실의 이별 앞에서 마주한 이 두 신곡.. 
곡이 공개된 날 포스팅을 하려다가.. 조금 많이 아려서. 
며칠을 아린 맘을 좀 추스리고서! 이렇게 다시금 제대로 포스팅해보려 한다.



4. 

내게 좋은 노래(발라드)란 좋은 멜로디는 당연한 것이고, 
거기에 화룡점정으로 좋은 '가사'가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작곡가, 작사가들이 많지만 언제나 윤종신의 노래가 내 맘속의 베스트인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가사' 때문이다. 

ps. 물론, 내가 가장 좋은 발라더는 언제나 내 맘속에서 지난 십수년간 성시경이지만.. 
    > 일종의 '총점' 개념이랄까...? 이 사람의 목소리는 너무 사기니까.. 
    > 근데 이것도 8집이 너무나 더딘 관계로다가 요즘 흔들리고 있긴하다..
    > 맨날 OST, 다른 사람들 앨범 참여만 하지말고 8집을 달라!!!

힘들다, 괴롭다는 말을 '건망증 환자 돼버려'라고..
행복해, 잘지내라는 말을 '굳은 맘으로 잘 살아줘'라고..
말의 힘은 너무나 세서, 이렇듯 똑같은 얘기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말이 우리의 머리만 치고 갈 수도, 우리의 가슴까지 파고들 수도 있다.

항상 윤종신의 가사는 가슴을 울린다.
때때로 상황이 맞아들 때는 좋은 치유제가 돼주기도 하고..
뭐 이따금씩은 아주 좋은 술친구가 돼주기도 한다.
그래서 난 작사가, 작곡가, 가수 윤종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쉬지 않고 방송활동을 하면서도 월간 윤종신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례
단 한 번도 쉬지않고 다달이 곡을 낸다는 점도 스고이.. 

ps. ... 이러니까 성시경한테 더 열받는다.. 8집을 달라!!

어찌됐든 '작사가'라는 꿈을 어릴적부터 소소하게 가슴 속에만 품고있는 나. 
이렇게 한번씩 윤종신의 완벽한 가사와 마주할 때면 주눅이 든다.
'가사 아무나 쓰는게 아니구나..' 하고..

어쨌든 오늘은 상처난 마음에 이렇게 좋은 연고 발라준 
위대한 작곡가이자 작사가, 가수이면서 동시에 예능인인 윤종신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쓰다보니 윤비어천가.. 그만큼 좋다는 뜻!! :)